June 26, 2020

이중반룡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경제 泥中蟠龍’s Game, the Contents and the Economy 망중립성을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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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경제
泥中蟠龍’s Game, the Contents and the Economy
망중립성을 사수하라!!!

2020.06.25

 필자가 처음 흡연을 배우던 1990년대의 담배 한갑 1천원 정도였다. 20년 이상 지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5천원 수준인 담배 가격의 인상율은 무척 높다. 당시 택시 기본요금이 1천원 수준이었고, 2019년에 20% 이상 대폭 인상되어 3,800원이 된 것을 감안하면 담배 가격의 인상율은 기록적이다. 당시 3천원 수준이었던 자장면 가격이 현재 6천원 내외인 것을 비교해도 담배 가격의 인상율은 압도적이다.

 그러나 이런 기록적인 가격 인상의 대부분은 금연 유도를 명분으로 한 세금의 증가였다. 이전부터 국내 흡연율은 꾸준히 감소세였으며, 현재 20% 초반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담배가격의 인상이 실제 금연 효과가 거의 없음은 입증되었으며, 세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현재 매년 10조원 이상의 세금이 담배로 만들어지고 있다. 부동산 문제 때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가 3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흡연자에게 우수납세자 상이라도 줘야 할 판이다. 그러나 흡연율을 낮추겠다고 올렸던 담배세금은 흡연율과 상관없음이 증명되었으나, 낮춰지지 않는다. 이제 누구도 담배의 높은 세금에 대해서 이슈화 하지 않는다. 담배 가격의 70%가 넘는 금액이 세금임에도 말이다.

 독자들 중에는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보통은 ‘1대 29대 300 법칙’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한 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같은 문제로 평균 29건의 부상 사고가 있고, 그 전에 역시 같은 문제로 300건의 작은 사고들이 있다는 법칙이다. 작은 징조를 방치하면 큰 사고가 된다는 내용이다.

 비슷한 이론으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두 대의 동일한 차량을 나란히 주차해 두고, 한 차량은 멀쩡한 상태로, 한 차량은 앞 유리창을 깨어진 상태로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차량은 그대로 이지만, 유리창이 깨어진 차량은 폐차 수준으로 훼손된다는 이론이다. 방치한 사소한 불법이나 범법이 강력 범죄나 심각한 무질서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유사한 용어로 ‘나비 효과’도 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시간이 지나 텍사스 지방의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이다. 초기값의 미세한 변화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필연적으로 많은 양의 통신 데이터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통신사를 중심으로 망중립성 폐지가 주장되고 있다. 망중립성이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콘텐츠 제공자와 이용자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망중입성이 훼손되면 이런 서비스는 초기 비용이 높아져 작은 중소기업, 벤처기업은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어렵다.

 방송 분야도 이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IPTV를 서비스하는 통신3사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통신 이용요금이 콘텐츠 제공 업체에 통신사 임의로 부과된다고 가정하면 다른 경쟁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이는 불공정 경쟁 환경이다. 운송사업을 하는데 특정 업체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면, 당연히 요금을 정할 수 있는 업체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

 통신 사업자는 5G 시대에 맞춰 새로운 장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5G 해택을 보는 콘텐츠 제공업체가 더 비용을 지불해야 충분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3G 도입 때도 이야기했고, 4G 도입 때도 했던 말이다. 그러나 그때도 국내 통신3사는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지금도 통신3사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3사를 합쳐서 매년 수십조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수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얻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발생한 순이익이 모여서 수십조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각 통신사은 공적 자원인 전파의 독점적 사용권을 보장받고 있다. 이런 독점적 사용권을 통해 보장받고 있는 일정 수준의 순이익은 이런 새로운 장비에 대한 투자를 고려한 보장일 것이다. 공공성과 상관없이 통신사업자의 이윤만을 위한 보장은 아닐 것이다.

 물론 망중립성이 깨어진 초기에는 알려진 유명 서비스를 중심으로 비용을 청구할 것이다. 중소기업 보호 등을 말하며, 벤처기업에는 별도의 요금을 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용자의 통신 요금을 낮춘다고 홍보할 것이다. 그러나 작은 사고, 깨어진 유리창, 작은 나비의 날개짓을 방치하면, 몇 년이 지난 후 통신망을 독점한 통신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콘텐츠 산업을 재단할 것이다. 서비스 제공 업체에게 부가된 이용 요금은 서비스 이용 요금에 반영될 것이다. 사실상의 통신 요금 인상은 콘텐츠 제공 업체에게 떠 넘겨져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는 간접적으로 더 높은 통신 요금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통신사의 정책에 반대하는 업체의 서비스는 접촉이 차단될 것이다. 통신망 이용 요금은 통신사 입맛에 맞춰 대중이 모르게 조정될 것이다. 망중립성의 포기는 또 다른 담배 가격이 될 것이다. 데이터를 이용하는 다양한 콘텐츠 업체에 대한 통신사의 갑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날 것이다. 지금도 많은 콘텐츠 기업은 서버의 회선 비용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거기다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는 것은 망을 독과점한 독과점 기업의 횡포이다. 시작은 소수의 기업이 될 것이나 결국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전체 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데이터의 이용은 공정해야 한다. 특정 기업에 데이터가 많이 몰린다는 것은 이용자가 그 데이터의 이용을 많이 한다는 것이고, 이용자는 데이터 이용요금을 충분히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그 비용을 콘텐츠 제공 업체에 전가하면서 이용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은 요금 인상 부담을 콘텐츠 제공 기업에게 떠넘기겠다는 이야기다. 콘텐츠 제공 기업은 늘어나는 데이터 비용을 결국 이용자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다. 이미 수조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 통신사가 주장할 내용이 아니다.

 필자는 몇 년간 통신사를 중심으로 망중립성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하게 나오는 것을 지켜봤다. 필자가 망중립성 폐지에 반대하는 칼럼을 쓴 것도 이미 여러차례이다. 하인리히 법칙에서 말하는 300건은 훨씬 넘는 망중립성 폐지에 관한 기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몇 몇 인터넷 서비스의 데이터 사용량이 많다는 문제 제기가 정치인, 언론인, 법조인 등의 이름을 빌어 나오고 있다. 이 역시 29건은 훨씬 넘는다. 마지막 1건의 사망 사고처럼 망중립성이 사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통신망이 철저하게 통제되는 중국같은 환경이 되고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망중립성은 절대 지켜야 한다. 전세계를 상대로 서비스하면서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는 국내 콘텐츠 수출의 최고 효자 분야인 게임이 해외에서 부끄러워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켜야 한다. 산업 특성상 흡연자의 비율이 높은 게임 업계가 호구가 되는 것은 담배 가격과 게임 중독법으로 족하다. 몇 년간에 걸쳐 우리가 게임 중독이라는 단어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결과가 어땠는지는 대부분 알 것이다. 통신사의 결정에 따라 게임 서비스의 생사가 결정되고, 제작사의 존폐가 좌우되던 불과 십여년전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 모바일 게임 제작사를 운영했던 필자는 그 시절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June 21, 2020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인크레더블과 안전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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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인크레더블과 안전한 모험

 

2020.06.11


필자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에 픽사(PIXAR Animation Studios)가 있다. 아마도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한 편도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중 국내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인사이드 아웃>일 것이다. 500만 명이 관람하여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 중 관람객 수로 최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그 외에도 픽사의 애니메이션 필모그래피(Filmography)는 무척이나 화려하다. 애니메이션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있고, 몬스터 세상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한 <몬스터 주식회사>, 귀여운 동물 요리사의 이야기인 <라따뚜이>, 감동적인 로봇의 순애보 사랑이 인상적인 <-E>, 물고기 니모의 모험 <니모를 찾아서> 등 수많은 히트작을 가지고 있다. 이런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대중성이 검증된 이야기를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독특하게 재해석하거나, 세상에 대한 풍자를 담은 위트있는 대사를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수 많은 픽사의 성공작 중 필자가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는 <인크레더블> 시리즈의 한 대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해당 시리즈에는 많은 명대사가 있으나, 이번에 다루고 싶은 대사는 2편에 등장했던 악당 스크린슬레이버의 대사이다.

 

"너희는 대화하는 대신 토크쇼를 본다. 게임을 하는 대신 게임 중계를 본다. 여행, 우정, 모험.... 모든 의미 있는 경험은 상품화되어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 그걸 구경만 하는 동안 너희는 수동적이고 게걸스러운 소비자로 전락한다.(You don't talk, you watch talk shows. You don't play games, you watch game shows. Travel, relationships, risk; every meaningful experience must be packaged and delivered to you to watch at a distance so that you can remain ever-sheltered, ever-passive, ever-ravenous consumers.)“

 

이 대사가 떠오른 이유는 마치 지금의 언택트(Untact) 세상을 예상한 듯 보이는 대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대사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기만 하고, 주체적 사고를 타인에게 맡겨버리는 현대인에 대한 조롱을 담은 대사이다.

 

그러나 이 대사를 픽사가 기존 이야기에 발상의 전환을 적용했던 것처럼 뒤집어 이해해보면, 이런 모습이 위험을 막아주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실제적 경험은 위험을 동반한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조난 위험이 있고, 자동차 레이스는 사고의 위험이 있으며, 오지로의 탐험은 알 수 없는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위협하는 환경이 되면, 집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모험처럼 될 수도 있다.

 

게임은 이런 모든 종류의 위험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시속 300km로 자동차를 몰아도 사고의 위협을 느낄 필요가 없으며, 마왕과 싸워도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 범죄 현장에 가지 않아도 범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으며, 우주에 가지 않아도 외계인을 만날 수 있다. 집 밖에 나가는 것이 모험이 될 수 있는 요즘 안전한 집에서 안전한 게임으로 안전한 모험을 하는 것이 새로운 세상의 주체적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아직 보지 못했던 픽사의 영화도 한편씩 보면서 모험을 즐긴다면 더 능동적 소비자가 될 수도 있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초고를 남기기 위하여 올리는 것입니다.

泥中蟠龍's Game愛歌 [A love song for games of the dragon waiting for an opportunity] Airbnb and Lezhin C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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泥中蟠龍's Game愛歌

[A love song for games of the dragon waiting for an opportunity]

 

Airbnb and Lezhin Comics 


March. 15. 2018.


I visit lots of startups because of my line of work. As the name suggests, start-up companies face myriad problems until they reach the goal. The matters may include a corporate member, an investor, a product, or a customer. The success or failure of a small business is heavily dependent on how it deals with the difficulties that all start-ups have without exception.

 

It's an unsavory incident of an on-demand food delivery service company which is now very famous for its platform in South Korea. A restaurant owner blackmailed an app-ordered customer by using the personal data that the user registered. Consumers have no choice but to disclose their contact-details including a telephone number and address to access the service. The fact that they can be intimidated by someone makes app users reluctant to order food on the platform. The company terminated the contract immediately and made an apology to the victim promising to provide the all needed support such as a new cell phone and moving costs, and so on. Coping with this situation wisely can pave the way for start-ups. Airbnb, a global online marketplace company offering arrangements for lodging, also suffered from similar troubles in the very beginning. Media coverage of a guest who messed up a house hurt its credibility. With presenting a plan to pay a maximum of one-million-dollar compensation to potential victims, the company deeply apologized to the host and immediately opened a 24/7 customer center.

 

Lezhin Comics, a South Korean webtoons platform for mature audiences, recently has been at odds with some webcomic artists. The writers argued that people on the blacklist were excluded from various events after they raised questions on the company's policy. I cannot ascertain whether it is true or not, however, the webtoon firm's handling of the issue went against what the other in both cases have done. The corporation announced that it would file a lawsuit against the artists arguing that the blacklist, which was personally made by an employee, has nothing to do with the company. It's a typical case of what Koreans call "Gap-Jil"; an arrogant and bossy attitude or actions of the party who has positions of power over others. In most cases, a subcontractor ends up losing in a legal battle against a contractor. Because the usable amount of capital and power between the two is far from equal. If this pattern persists, there can be little hope for the services provider in seeking the wholesome development of healthy relationships between Lezhin Comics and its artists. Also, more than a few webtoonists and users would leave the platform.

 

It's the same in the gaming industry; lots of people start their businesses and face various obstacles while they are developing a game or offering game services. Without coming up with a fundamental solution, the start-ups would lose their staff and users. I hope to see many game developers will solve complications wisely and be on a roll as good companies.

 

 

This is from Kyunghyang Games column by 泥中蟠龍 since September 2013.

(http://www.khgames.co.kr)

 

Translation by Kim Ki-h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