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8, 2016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인디란 무엇인가?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인디란 무엇인가?

E.H.Carr what is history ? title
E.H.Carr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



E.H.Carr는 그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멋진 말을 남겼다. 필자는 얼마 전 콘텐츠와 관련된 투자 상담회에 다녀왔다. 이런 투자 상담회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우리가 인디’, 혹은 독립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인디 게임, 혹은 인디 영화, 독립 영화 등의 투자 상담이 항상 있다. 그러나 막상 상담을 해보다 보면 인디란 단어가 오해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짧은 식견이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인디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이 인디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앞서 이야기한 독립이라는 단어가 어원이다. 영어의 독립을 뜻하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줄임말로 사용하는 인디(Indie)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디 콘텐츠가 어디에서 독립한다는 의미인지가 중요한데, 사전적 의미는 거대 자본, 정부, 관습, 관례라고 이야기하는 일반론에 대한 독립이라는 의미이다.
 
최근 인디 문화가 각종 매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인디의 기존 문화와 구별되는 차별적인 요소에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대중 문화와 달리 인디 문화는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있어 대규모 소비를 위하여 대중의 기호에 맞게 생산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생산자의 개성이 강하고 반영되어 있고,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규모로 생산되고, 소규모로 소비된다. 생산자의 개성을 이해해 주는 소비자에게만 소비되기 때문에 생산자는 소비자에 대한 고려보다 생산자의 창작 의욕에 집중한다. 그럴듯하게 풀어써놨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인디 문화의 콘텐츠는 만드는 사람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우리 사회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고, 문화 콘텐츠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가능한 대중 문화 중심으로 문화 콘텐츠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여 왔다. 그러나 대량 생산 중심의 문화 콘텐츠는 대량 생산의 다른 소비재처럼 규격화된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이 효율이 좋다. 따라서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점점 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유사 콘텐츠만 시장에 공급되어 왔다. 비슷비슷한 영화, 비슷비슷한 음악, 비슷비슷한 아이돌, 비슷비슷한 드라마 등등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 가득한 콘텐츠는 필연적으로 식상함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대중에게 외면받게 된다. 그러나 산업의 자본 논리에서 벗어난 인디는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런 인디 콘텐츠 중 일부가 획일화된 제품에 식상해진 대중에게 소비되면서 새로운 대중 문화의 한 부분으로 편입되게 된다.
 
결국 인디는 생산자의 욕구가 반영된 비상업적인 영역을 표현하는 단어로 예술과 그 속성이 맞닿아 있다.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인디라는 표현을 하면서 수익성을 이야기하고, 투자 유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넌센스이다. 결국 최근의 많은 인디 콘텐츠라고 표현되는 콘텐츠들은 사실 저예산 콘텐츠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본래적 의미의 인디 콘텐츠는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지,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투자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인디란 창작자와 대중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필자의 어설픈 표절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