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0, 2020

이중반룡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경제 泥中蟠龍’s Game, the Contents and the Economy 주식 투자와 벤처 투자

이중반룡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경제 泥中蟠龍’s Game, the Contents and the Economy


이중반룡의 게임, 콘텐츠 그리고 경제

泥中蟠龍’s Game, the Contents and the Economy

주식 투자와 벤처 투자


2020.08.06


 최근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 투자 자체가 과열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건전한 경제 흐름을 위해서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의 흐름과 경기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시장의 유동성과 경제의 건전성이다. 특히 주식 투자로 범위를 좁혀서 본다면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으로 표현되는 재화 공급에 대한 정책과 개별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등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러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Risk, High-Return)으로 표현되는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투자 분야인 벤처 투자 분야에서는 상장 기업 대상 투자의 상식과는 다른 조금 다른 상식이 통용된다. 일단 비상장 기업인 많은 벤처 기업의 기업가치는 상장 기업의 50% 혹은 10% 혹은 그 이하이다. 시장의 재화 공급 정책에 영향보다는 산업 육성 정책이나 지원 정책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재무 건전성과 현재의 수익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기업이 대부분이다. (물론 기술 특례 상장, 테슬라 요건 상장, 성장성 특례 상장 등 적자 상태에서 상장하는 기업도 있으나, 특례 상장이라는 명칭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니 논외로 하겠다.)


 이런 벤처 기업을 투자할 때 검토하는 부분은 크게 성장성과 안정성이다.


 성장성은 해당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다. 성장하고 있는 시장 혹은 일정 규모를 가지고 있는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인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해당 기업이 현재는 규모가 작으나 성장 속도가 빠른 기업인지, 혹은 성장 속도가 빠를 것이 예상되는 기업인지를 판단한다. 그 외 시장 경쟁 상황, 마케팅 계획 혹은 비즈니스 모델이 적절하게 설계된 것인지도 평가한다. 전체 시장 규모가 작고, 크게 성장 가능성이 낮은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이지만, 1인당 1년에 1개 이상 필요가 없고, 1개당 천원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가정하면, 시장 점유율 100%를 달성해도 연간 매출 500억 이상이 불가능한 회사이다. 이런 회사는 매력이 없다. 그러나 현재는 2~3년에 1개를 사용하지만, 내년에는 1년에 1개를 사용할 것이 예상되고, 5년 안에 1개월에 1개를 사용할 것이 예상되며, 경쟁 제품이 거의 없고,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고 한다면 평가는 달라진다. 물론 이런 제품이 있다고 가정한 경우이다.


 그다음 안정성 부분이다. 단어 자체는 고위험이라는 의미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안정성은 재무적 안정성이 아니라 구성원에 대한 안정성이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구성원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계획한 사업을 잘 실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요 임직원이 위기 대처 능력은 있는지, 도덕성에 문제는 없는지를 평가한다. 많은 좋은 벤처 기업의 사업 아이템이 주요 임직원의 구체화 능력 혹은 사업화 능력이 부족해서 시장에서 사장된다. 그리고 주요 임직원의 도덕성 문제로 좋은 기업이 망가지는 경우는 벤처 산업에서는 흔한 경우이다. 어떤 기업에서 투자를 받자마자 주요 임원의 연봉을 대폭 인상하고, 대표이사의 차량부터 바꿨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 이야기이지만, 들을 때마다 씁쓸한 이야기이다.


 이 내용을 콘텐츠 산업으로 가져오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성장성은 프로젝트가 가지는 기술적 매력도이다.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대부분의 콘텐츠 시장은 시장 규모가 검증되어 있다. 따라서 콘텐츠 자체가 가지는 매력이 시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그리고 안정성 부분은 구체화 능력보다는 실행 능력이 중요 평가 기준이 된다. 많은 프로젝트가 완성되지 못하고 세상에 나오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진다. 일단 시장에 나오면 일정 수준의 매출을 기대해 볼 수 있고,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면, 리메이크되거나, 매니아층을 형성하거나 의외의 부분에서 실적이 나오는 것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 나오지 못하면 지금까지 만든 것은 투자자 관점에선 쓰레기와 같다. 제조업처럼 중간 생산물의 활용도를 찾을 방법도 없고, 생산설비나 공장처럼 자산 가치를 평가받을 수도 없다. 물론 도덕성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은 똑같이 적용된다.


 필자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를 중언부언하는 이유는 많은 벤처 기업 특히 콘텐츠 기업들이 이 당연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혹은 중요한 평가 요소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거나, 실행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조직 혹은 과거 이력에 문제가 있는 인력의 문제점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덮으려고 한다. 산업의 필요성과 콘텐츠의 매력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리고 실행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과거 이력이 의심되는 구성원은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


 벤처 기업 투자가 하이 리스크이기는 하지만, 피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는 아니다. 저렇게 따져서 평가하고 판단해서 투자를 진행해도 절반 이상은 손실이 나는 것이 벤처 투자이다. 그러니 벤처 기업 임직원분들은 벤처 투자를 하는 담당자에게 깐깐하고, 사업 아이템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너무 욕하지 말기 바란다. 저렇게 투자를 해도 투자 손실로 밤잠 설치는 투자 심사역이 너무나 많다. 아마 필자도 욕먹어서 오래 산다면 100세 장수는 따 놓은 당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