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28,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걸어서는 섬을 나갈 수 없다.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걸어서는 섬을 나갈 수 없다.
 



얼마 전 필자는 게임 업계 지인을 통해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게임 산업이 몇몇 성공한 업체로 인해 활황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투자 업계에서는 모바일 게임 분야 투자를 꺼린다는 이야기였다. 특히 소규모 초기 개발사들은 돈줄이 아예 말랐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유명 개발자가 참여한 개발사는 그나마 투자를 검토라도 하지만, 최근 폭증하고 있는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과 유저 DB, 마케팅 DB의 트래킹 노하우나, 글로벌 전략까지 감안하면 대형 몇몇 퍼블리셔를 제외하면 성공률이 너무 낮아 실제 개발사에 투자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필자는 모든 투자사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본인은 소규모 초기 개발사 투자를 적극 검토한다고 강변하였으나, 필자가 투자업계를 대표할 수는 없다는 지인의 지적처럼 많은 투자사가 현재 모바일 게임 개발사 투자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필자 역시 투자 업계 종사자로서 투자사가 그런 소극적이 된 원인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다 같은 식상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위험이 없는 투자는 없다. 많은 위험을 감수할수록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벤처 캐피탈이라는 투자사는 위험을 적극적으로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 조직이다. 전체적인 투자가 어려운 현재의 환경은 반대로 더 좋은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최근 수십배의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준 게임 제작사 투자 사례들도 당시에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했던 투자들이였다. 다른 방향에서 개발사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이런 점을 투자사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개발사와 비슷한 컨셉, 비슷한 방식, 비슷한 게임을 제작하면서 자사의 게임이 성공할 것이라고 설득하는 것은 지금 갤러그같은 고전 게임이 복고 열풍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설득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인 게임으로 투자가 어렵다면 정확한 차별화 포인트를 가진 게임을 제작하고, 그 차별화된 요소를 유저들이 좋아해 준다면 큰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만큼 실패의 부담도 크겠지만, 성공했을 때 수익률은 더 클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업계에서 지극히 폐쇄적인 시장을 보통 갈라파고스라고 부른다. 갈라파고스는 다윈의 진화론을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외부와 단절된 섬이다. 그 곳의 동식물은 독특한 환경 때문에 다른 곳의 동식물과 많이 다른 기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런 독특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은 반대로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생존이 어렵다. 우리 게임업계가 이런 고립된 독특한 환경에서 오랜 기간 적응하다보면 우리는 글로벌 환경에서 생존 능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섬을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섬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앞서 필자가 이야기한 것은 위험을 감수한 도전의 한 방법일 뿐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걸어서는 섬을 나갈 수 없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December 14,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생존자 편향의 오류(Survivorship Bias)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생존자 편향의 오류(Survivorship Bias)


survivorship bias
생존자 편향의 오류를 보여주는 이미지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은 전투기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하여 전투에 참여했던 비행기의 외상을 분석했다. 비행기들은 주로 좌우 날개 부분과 꼬리 날개 부분에 집중적으로 외상을 당한 것으로 분석되었고, 이에 따라 날개 부분과 꼬리 날개 부분의 보강을 위한 계획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분석을 총괄한 연구원은 분석 결과에 문제가 있다며, 조정석과 엔진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연구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비행기 표면에 총탄을 맞을 확률은 부분별로 크게 다르지 않은데, 조정석과 엔진 부분에 총탄의 흔적이 없는 것은 그 부분을 공격당하면 비행기가 치명타를 입고 귀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데이터 분석의 오류를 정확히 지적한 이 연구원이 없었다면 미군은 불필요한 보강 계획에 따라 예산만 낭비했을 것이고, 더 많은 비행사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이런 데이터 분석의 오류를 일반화하여 지칭하는 용어가 생존자 편향의 오류 (survivorship bias)” 이다.
 
필자는 가끔 성공한 게임에 대해서 개발자들과 이야기하면서 어떤 게임이 이런저런 요소로 성공했다고 해서 자신들이 지금 제작하는 게임에도 이런저런 요소를 넣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그 자리에서는 다툼이 싫어 언급하지 않으나, 필자가 거기에 언급된 이런저런 요소를 넣었으나 실패한 게임을 성공한 게임보다 더 많은 열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요소들이 나쁘다거나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로 아니다. 그러나 마치 그 부분만 있으면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성급한 일반화를 통해 결론 내려진 편향된 데이터 분석의 오류는 잘못된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사실 성공한 이유는 수십가지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패는 단 한 가지 요소로도 실패할 수 있다.
 
최근 리니지, 테라, 열혈강호, 페이트 등의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의 성공으로 유명 IP 기반 게임이면 마치 다 성공할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필자는 유명 IP를 기반으로 실패한 수많은 게임을 보아왔다. 결국 최근 성공한 게임 중에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많은 것이지, 유명 IP를 기반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닌 것이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면 생존자 편향의 오류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이다. 주어진 데이터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많은 게임이 트랜드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형태가 되어갈 때, 다른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노력은 항상 필요하다. 다른 성공 요소는 없는 것인지, 혹은 가지고 있는 어떤 요소가 아니라 배제한 어떤 요소가 성공의 원인은 아닌지 깊은 고민이 실패의 확률을 줄여준다. 많은 게임 제작사들이 성공을 위한 치열한 전쟁터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한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November 30,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창업자와 소유자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창업자와 소유자
 



필자는 최근 친분이 있는 창업투자사 대표님에게 뼈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대표님에게 많은 좋은 이야기를 들었으나,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연관해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왜 많은 게임 제작사들은 대표 이사가 절대적인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고, 외부투자를 수차례 받은 이후에도 대표이사가 절대적인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가? 왜 같이 창업하고 고생한 창업 초기 멤버와 나누지 않거나, 나누는 것이 부족한가? 이건 문제가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소개에도 있듯이 필자는 게임 제작관련 일을 했고, 현재는 게임 투자관련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일을 하는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보통 벤처 캐피탈리스트라고 칭한다. 이런 벤처 캐피탈리스트 중 게임 제작사를 전문 투자 분야로 하는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필자는 게임 제작사의 투자 유치를 위해서 게임 제작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나 사업 계획서 작성, 유치 과정 등에 대한 강의를 자주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투자를 유치할 때 대표이사 지분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실제 투자 유치를 진행하다보면 대표이사 지분율이 너무 낮으면 투자를 꺼리는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보는 경우가 제법 많다. 그러다보니 초기 투자 유치 이후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 대표이사 지분이 너무 낮으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선배 벤처 캐피탈리스트이기도 한 그 대표님의 이야기는 투자사의 담당도 문제이지만, 성공한 이후에도 우리나라 게임 제작사 대표들이 직원들과 나누는데 인색하고, 기업 문화가 창업자, 대표 이사라는 인식보다 소유자, 지배자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문제 지적이었다. 필자 역시 게임 제작사의 대표였던 경험이 있고, 이 이야기에서 예외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또한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하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투자자로써 어떤 노력을 했냐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혔다.
 
게임 산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이고, 많은 상장 기업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이기도 하다. 매년 몇 개의 기업이 새로이 상장하고, 몇 천억에서 몇 조 단위의 부자를 여러 명 탄생시킨 산업이기도 하다. 지난 1년 사이에도 탄생하였으며, 다가오는 2018년에도 게임 산업의 스타 기업은 계속 나올 것이다. 다만 나눔이 더 익숙해지고 많은 구성원들이 성공의 열매를 더 나눠가질 수 있을 때 산업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성공한 대표와 함께일하면서 나도 성공하려고 제작사를 창업한 기업의 소유자인 대표이사보다 성공한 제작사의 구성원으로 참여하여 큰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제작사를 창업한 기업의 창업자인 대표이사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최소한 필자만이라도 대표 이사의 지분율이 높은 제작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겠다. 이 작은 변화가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November 23,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지스타와 부산국제영화제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지스타와 부산국제영화제
 


2017 global game exhibition G - star

2017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11.16 ~ 2017.11.19)




필자는 매년 여러 번 부산을 간다. 여름에는 BIC(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 가고, 10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 간다. 그리고 11월에는 지스타에 참석하기위해서 내려간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BIC는 제외하더라도 약 한달 간격으로 열리는 큰 국제 행사인 부산 국제영화제와 지스타는 우리나라의 콘텐츠 관련 국제 행사를 대표하는 큰 행사라는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다양한 이슈를 정리하고, 곧 시장에 나올 신작이 발표되기도 한다. 유명 연애인이 참석하기도 하고, 유명한 제작자가 참석하기도 한다. 현재 기획 중인 콘텐츠의 투자를 위한 투자 유치 행사가 있고, 이미 제작된 콘텐츠를 해외에 팔기위한 세일즈 행사도 열린다.
 
올해 지스트는 포항 지진의 여파로 수능이 1주일 밀려 관객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려보다는 많은 관객이 방문하였고, 몇 년간 해외 게임들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어주었던 분위기가 바뀌어 국내 제작 게임인 배틀그라운드가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 있었다. 이런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올해 지스타를 보면서 부산 국제영화제와의 격차를 절감했다.
 
부산 국제영화제 기간에 부산은 각종 언론 매체와 방송 미디어 관계자들로 북적인다. 수많은 미디어들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기사를 쏟아내고, 전국의 많은 영화팬들은 영화제를 보기위하여 부산을 방문한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부산 시내 구석구석에 보이고, 택시 기사님들도 영화제 관련 행사 정보를 숙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필자는 부산에 찾아갈 때마다 이용하는 숙박업소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나 지스타 기간에 숙박시설이 부족한 해운대를 벗어나 조금 떨어진 곳에 단골집을 정해 4년째 그 곳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 이미 필자의 얼굴도 기억하고 있는 사장님은 10월에 방문하면 항상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것이냐고 묻는다. 그러나, 11월에 찾아갈 때는 항상 무슨 일로 부산에 왔냐고 묻는다. 결국 10년이 넘은 국제 게임쇼인 지스타는 부산에서도 인지도가 낮은 게임인들 만의 행사인 것이다. 지스타 기간에 북적이는 곳은 해운대와 벡스코 행사장 부근뿐이다. 지스타를 보기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의 수는 영화제와 비교가 되지 못한다. 영화제를 보기위해 부산을 찾는 사람은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팬이고, 지스타를 보기위해 부산을 찾는 사람은 왠지 할 일없는 사람처럼 보는 시선까지 느끼면 불편하기까지 하다.
 
게임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 중 하나이다. 지금도 많은 제작사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게임도 문화 콘텐츠의 한 분야로서 대중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영화 역시 불과 몇십년 전에는 할 일없는 사람들의 시간 낭비로 평가받던 시기가 있었다. 이런 영화의 인식 전환은 수많은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이제 게임인들도 게임의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을 할 때가 되었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October 26,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핵발전 산업과 게임 산업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핵발전 산업과 게임 산업
 



최근 신고리 핵발전소 5.6호기의 건설 공사 재개가 결정되었다. 이번 정부는 건설 중이였던 신고리 핵발전소 5.6호기의 공사를 중단 시키고, 지난 7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었다. 공론화위원회는 약 50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여 약 4개월간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수차례 설문조사를 진행한 다음 의견을 취합하여 정부에 최종 권고안을 제출하였다. 최종 권고안의 내용은 59.5%가 건설 재개에 찬성하였고, 40.5%가 건설 중단을 선택하였다. 그 외 원전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53.2%로 향후 원자력 발전을 축소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필자의 의견은 이번 5.6호기 건설부터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통상 원자력이라고 조금은 포장해서 부르는 핵분열 에너지, 즉 핵발전은 단순하게 경제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혹자는 400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핵발전소 건설 시장에서 우리가 도태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저 400조 시장의 절반 이상은 한참 성장 중인 중국과 인도의 수요이다. 중국과 인도는 이미 원자력 기술을 가지고 있어 어차피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나머지 시장 역시 우리가 다른 국가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이지 우리가 참여한다고 무조건 우리의 시장인 것도 아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핵발전소는 후쿠시마나 체느로빌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국가 차원에서도 완벽한 대응이 어렵다. 구 소련의 붕괴 원인의 하나로 체느로빌 사고를 꼽을 만큼 핵발전소의 사고는 하나의 국가를 파산 상태로 몰고 갈수도 있다. 이런 큰 위험을 감수하고 경제적 이익이라는 이유만으로 원전을 늘려가는 것에 대해서 필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물론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필자가 핵발전 반대론자라는 이야기를 하기위하여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행 과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 결과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그 과정이 너무 부러웠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것이다.
 
게임 산업은 지금까지 수많은 관계 기관에서 다양한 제재를 받아왔다. 많은 학부모관련 단체에서는 게임이 아이들의 학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해왔으며,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여 건강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말도 했고, 심지어 중독 물질이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그러나 수많은 비난과 제재를 받아오는 동안 이번 공론화위원회처럼 투명하게 공개된 과정을 통해 게임의 문제점이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많은 제재 정책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합리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 게임 산업은 탈원전을 이야기하는 서구 유럽의 다양한 선진국들이 축소하려고 하는 기피 산업도 아니고, 반대로 진흥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유망 산업이다. 또한 사고가 생기면 수만명 혹은 수십만명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 물질을 다루는 산업도 아니다. 이제 게임 산업의 규제에 대해서도 누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는 공론화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泥中蟠龍's Game愛歌 [A love song for games of the dragon waiting for an opportunity] The nuclear power generation industry and the video gaming industry

泥中蟠龍's Game愛歌
[A love song for games of the dragon waiting for an opportunity]
 
The nuclear power generation industry and the video gaming industry
 
The Shin Kori Nuclear Power Plant Units 5&6 construction is scheduled to begin again soon. Last July, the Moon administration launched an ad-hoc committee to gather public opinion on whether to permanently halt the building of the nuclear reactors while temporarily called off constructing power plants. The committee offered a variety of sources to about 500 "citizen jurors", conducted surveys, hold public hearings over about four months and submitted the final recommendations to the Government. According to the recommendations, 59.5 percent supported a reconstruction with 40.5 percent objecting to the current policy. Also, 53.2 percent recommended to gradually lower reliance on nuclear power from now on.
 
I believe that stop building the 5&6 plants is desirable. Nuclear fission energy, which is commonly called nuclear power, is not simply a matter of economic logic. Some people concerned that South Korea will fall behind in the over 400 trillion nuclear reactor construction market, however, more than half of it is the needs of China and India. And both of the countries already have their original techniques. Of course, Korea cannot easily have the other half percent market share without fierce competition in the global market. As I noted earlier, it's hard to be perfectly recovered from a nuclear accident such as Fukushima Daiichi nuclear disaster or Chernobyl disaster even on a national level. The latter is one of the reasons why the Soviet Union collapsed, which means that the nuclear accident can lead a country to go bankrupt. Therefore, I'm opposed to increasing the number of nuclear power plants on economic grounds taking high risks.
 
I don't think that the decision of the committee is wrong. And this column is not to let the readers know that I'm an anti-unclear power. Despite the final recommendations that I disagree with, I envy the 500 citizen jurors who couldn't help but accept the results thanks to the rational and fair negotiation process.
 
The local gaming industry has given legal sanctions from many organizations concerned. Many parent-related groups have claimed that video game is very addictive and distracting students causing poor grades and health problems from insufficient sleep. However, despite countless criticisms and restrictions, there was no impartial and transparent process of sufficient discussions about the video game-related problems or appropriateness of the present government's policies through an ad-hoc committee. The video gaming industry is emerging as a globally promising business, unlike unclear power that some European countries are phasing-out. Besides, it's not an inherently dangerous industry that could kill tens of thousands or hundreds of thousands in an industrial accident. I hope that the government will listen to public opinions to regulate the video game industry.
 
 
This is from Kyunghyang Games column by 泥中蟠龍 since September 2013.
(http://www.khgames.co.kr)
 
Translation by Kim Ki-hui
 

October 12,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휴식 시간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휴식 시간
 


2017 22nd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17 부산 국제 영화제 (2017.10.12 ~ 2017.10.21)



곧 부산 국제 영화제가 시작한다. 필자가 본 칼럼의 연재를 시작한 것은 2013년 부산 국제 영화제 기간 조금 전이었다. 그러니 벌써 연재한 기간이 4년 정도 된 것이다. 칼럼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다. 물론 오랫동안 연재했다는 나름의 뿌듯함도 있고, 즐거웠던 기억도 있지만, 그런 자랑을 쓰고자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무엇을 주제로 어떻게 이번 칼럼을 써야할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벌써 4년이나 되었다는 이야기라도 써놓고 글을 시작해 보고자 하는 몸부림에 가깝다. 4년 정도 일정하게 글을 쓰다보면 지금처럼 마감 시간에 임박할 때까지 무엇을 써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럴 때는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어도 도무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필자는 이럴 때 게임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하면서 일단 생각을 비우고 휴식하는 시간을 가진다. 하나의 생각에만 빠져 있으면 발상의 전환이 되지 못하고, 풀리지 않는 주제에만 매달려 스스로에게 생각을 구걸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글에 대한 생각을 잊고 다른 생각을 하다보면 갑자기 막혔던 게임 미션의 공략 방법이 떠오르듯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수록 일정시간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애를 쓴다.
 
최근 친하게 지내던 게임 제작사 대표님들로부터 회사를 정리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자주 듣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내 게임 산업을 위해서도 제작사가 줄어든다는 소식은 무척 나쁜 소식이다. 최근 국내 게임 제작사들의 경영 환경은 무척 암울하다. 대형 퍼블리셔는 대작을 중심으로 게임을 출시하면서 제작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퍼블리셔가 계약해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절대적인 숫자는 줄고 있다. 투자해야 되는 제작비는 늘어나고, 서비스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드는 것이다. 몇 년간 투자 손실이 난 게임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투자사들의 게임 제작 투자도 줄어들었다. 직접 서비스를 하기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마케팅 비용도 큰 부담이다. 외국산 게임은 국내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고, 몇 년간 게임 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마치 학비는 늘어나고 있고, 취업문은 줄어들고 있고, 학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모님의 형편도 나빠지고 있는 요즘 대학생을 보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다.
 
물론, 필자 역시 이런 산업 환경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다. 그 정도의 능력도 없고, 그럴 수 있는 자리에 있지도 않다. 다만, 지나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게임 산업은 어려움을 딛고 다시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잠시 생각을 비우는 것이 도움이 되듯 긍정적인 미래를 믿고 잠시 생각을 비워보면 분명 좋은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휴식하는 시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泥中蟠龍's Game愛歌 [A love song for games of the dragon waiting for an opportunity] A break for South Korea's gaming industry

泥中蟠龍's Game愛歌
[A love song for games of the dragon waiting for an opportunity]
 
A break for South Korea's gaming industry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will be held soon. I have kept writing for a newspaper for four years since around the 18th film festival in 2013. But it seems like just yesterday. I'm not trying to show off although I'm somewhat overwhelmed by the long-period time and there were many pleasant memories. Frankly speaking, the opening sentence of the column is nothing short of a struggle to escape from finding a new subject because I simply can't decide what to write about today. This quite often happened for the past four years as the deadline drew near. I used to sit in front of a computer looking at the monitor for a good while with no definite idea.
 
In this case, I usually try to have my attention drawn away running through a book or playing a video game. I used to find myself begging a subject from me without thinking outside of the box because I was so lost in thought that I couldn't come up with the idea. But I hit upon a good concept for writing all of a sudden as if I find effective strategy or tactics for a task in a video game. Therefore, I let me get distracted for a while until a good idea just popped into my head.
 
Recently I heard from several game developers that they have to close down their businesses for good. It's not only very sad for me but also will have a bad effect on the domestic gaming industry. The recent business environment for national video game makers is considerably deteriorating. The costs of development have moved up as big publishers release large-budget video games, whereas the number of newly-published games is declining. Developers are gradually losing their chance to introduce a brand-new game against increased production costs. Increasing losses from unpopular or unloved content have also led investors to cut back on their investment. Self-publishing puts a big financial burden on small game studios owing to the formidable marketing cost. Also, imported games have taken over the domestic market and the government has constantly tightened the rules on local video games over the past few years. It's comparable to a college student who struggles with higher tuition, difficult job-hunting, and parent's hard living conditions.
 
I can't provide a definite solution to the increasingly fierce industry situation. But I believe that the national gaming industry will keep growing overcoming all crises at present. There were a lot of difficulties in the past and will be in the future as well. We will find a better solution if we are looking forward to the future with a positive attitude, like clearing your head for a while sometimes helps you to strike upon an idea easily. I do no doubt that it's time for Korea's gaming industry to get some rest.
 
 
This is from Kyunghyang Games column by 泥中蟠龍 since September 2013.
(http://www.khgames.co.kr)
 
Translation by Kim Ki-hui

September 14, 2017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인간의 기계화 그리고 기계의 인간화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인간의 기계화 그리고 기계의 인간화
 



필자는 최근 대학에서 게임기획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기획관련 강의를 맡아 출강을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시작한다는 것은 무척 두근두근하는 경험이다. 물론 필자가 대학에 과목을 맡아 출강하는 것이 처음도 아니고, 특강 형식의 강의는 이미 여러 번 경험이 있다. 다만, 이번 경험이 특별한 이유는 예전 출강은 약 10년 전으로 필자의 능력이 무척 부족했던 시기였고, 그 이후 강의는 기획 실무에 대한 강의보다는 투자와 연관한 강의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이전 보다 더 나은 기획 강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솔직히 이야기하면 시작한 몇 번의 수업 경험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많은 원인을 들어 이유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가장 크게 느껴진 이유를 하나만 말하자면 학생들의 콘텐츠에 대한 기본 이해 수준이 기대와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게임 스토리를 쓰고 싶다고 이야기한 학생은, 판타지를 좋아한다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제왕조차 읽어본 적이 없었고, 무협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무협 RPG게임을 기획할 것처럼 이야기한 학생은 1갑자가 60년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나 삼국지를 정독해본 친구는 내 강의를 듣는 수십명 중에 한손으로 꼽을 수준이고, 게임내 재화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었다. 기독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조차 대부분 부족했다. 물론 모든 게임 제작을 하는 사람이 이런 내용을 다 알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콘텐츠의 기획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조금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 학생들 중 상당수는 무척 우수한 학생들이였다. 실무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고, 곧 제작 현장에 투입되어도 한사람 몫의 업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학생들도 제법 보였다. 다만, 너무 실무 위주의 교육들이 학생들을 다분히 기계적인 실무자로 육성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기계의 부속품처럼 전체 제작 팀에 소속되어 맡은 업무는 성실하게 수행할 것이 예상되지만, 그 학생이 팀장이 되고, PD가되어 획기적이거나 창의적인 게임을 기획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대부분의 게임관련 학과의 커리큘럼이 기본적인 인문학적 소양을 가르치는 것에 너무 인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
 
필자는 지난 번 칼럼에서 스스로 언어를 만들어 사용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사람은 점점 기계화되어가고, 기계는 점점 사람화되어가고 있다. 지금처럼 기계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같은 교육을 대학에서도 계속하다보면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필자의 수업만큼은 조금 더 기본 소양에 대한 내용을 강의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이글을 마칠까 한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