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02, 2019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디테일에는 악마도 있고, 신도 있다.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디테일에는 악마도 있고, 신도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말은 게임 제작의 완성단계에서 흔하게 듣는 말 중에 하나다. 전체적인 제작을 진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지만, 마지막 세부 사항을 완성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 말은 협상을 진행할 때 많이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큰 원칙에는 합의하기 쉽지만, 세부 조항을 합의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필자가 이 문장을 처음 본 것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에서 제목의 뜻을 찾는 과정이었다. 물론 두 문장사이의 연관성을 단정할 명확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
 
이 문장은 원래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라는 문장에서 유래했다. 이 말은 유명한 건축가인 루트비히 미스 반 데 로에가 성공의 이유로 자주 언급하여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미켈란젤로의 일화도 있다. 자신이 작업한 세밀한 부분까지 설명하는 미켈란젤로에게 의뢰자가 그런 부분은 너무 사소하다고 말하자 미켈란젤로가 완벽함은 결국 사소한 부분에서 나옵니다. 완벽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지요.”라고 했다는 일화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무척 많이 듣는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디테일의 미학”, “숨은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결국 완성도는 마지막의 작은 부분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한 이야기이다. 반대로 그 작은 부분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다. 결국 악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신에게 갈 수 없다. 악마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실패했다는 이야기이고, 신을 만났다는 것은 성공했다는 것과 같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무척 힘들고 지루한 길이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씩 하나의 프로젝트에 여러 사람이 매달려 작업을 한다. 하루하루 나아가는 것은 잘 보이지 않고, 막상 오픈 일정이 다가오면 하루하루가 전쟁터에 있는 것 같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빨리 마무리하여 오픈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 것도 이해가 간다. 그리고 오픈할 시기가 다가오면 회사의 자금 사정도 무척 어려울 것이다. 요즘 시장에 새로 출시되는 게임들을 보면 대부분 제작진의 땀과 노력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결국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은 작은 차이이다. 이런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게임이 너무 많아 안타까운 것도 현실이다.
 
디테일을 다 챙기지 못하고, 2% 부족하게 오픈한다고 제작하는 과정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2% 때문에 땀과 노력으로 가득한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다. 결국 성공의 이유도, 실패의 원인도 디테일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디테일에는 악마도 있고, 신도 있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초고를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