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5, 2018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에어비앤비와 레진 코믹스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에어비앤비와 레진 코믹스
 



필자는 직업 특성상 많은 스타트업과 만나게 된다. 스타트업이란 이름에서 보듯 시작하는 것은 목표 지점에 도착할 때까지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 문제는 기업 구성원의 문제일 수도 있고, 투자자의 문제일 수도 있고, 제품의 문제일 수도 있고, 고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 모든 창업 기업이 가지는 공통점이며, 결국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많은 부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의 능력에 좌우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잘 알려진 어떤 음식 배달 서비스의 일이다. 배달 서비스에 가입한 가맹점주가 주문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협박한 일이 있었다. 배달 서비스는 서비스의 특성상 가맹점주에게 배달자의 연락처와 주소가 전달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정보를 이용해 협박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은 서비스 이용을 막는 장벽이 된다. 해당 서비스 회사는 즉각 가맹점과의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피해자에게 사과와 함께 새로운 핸드폰, 이사비용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는 창업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미 세계적인 숙소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도 초기에 이런 문제를 겪었다. 한 투숙객이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에어비앤비의 신뢰도는 급격하게 나빠졌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24시간 운영하는 고객센터를 만들고, 이런 피해가 발생할 경우 10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지원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레진 코믹스가 일부 작가와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작가가 레진 코믹스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였고, 블랙리스트로 분류되어 이벤트 등에서 배제되었다는 내용이다. 해당 내용의 사실 여부는 필자가 확인할 수 없으나, 레진 코믹스의 문제 대처 방식은 앞의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먼저 문제를 제기한 작가에 대해 소송을 걸겠다고 발표했고, 블랙리스트는 직원 개인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레진 코믹스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식은 우리가 흔하게 이야기하는 갑의 횡포에 가깝다. 대부분의 작가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법인과 법정 다툼에서 이기기 어렵다. 가진 자본과 힘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형태의 문제 해결은 작가들이 레진 코믹스가 문제가 있더라도 문제 제기를 원천봉쇄하여 건전한 발전도 막는 결과가 될 것이다. 또한 많은 작가와 독자는 레진 코믹스를 떠날 준비를 할 것이다.
 
게임 분야도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이 새로 생기고,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 혹은 서비스 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닌 현재의 문제를 덮고 가는 방식이라면 직원과 유저는 게임에서 떠날 것이다. 많은 게임 제작사가 만나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좋은 게임 제작사로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한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

March 13, 2018

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 내가 영웅이 되는 순간! RPG의 역사(게임의 장르 Part 02)





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

내가 영웅이 되는 순간! RPG의 역사(게임의 장르 Part 02)
 

이전 칼럼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 장르 중 하나인 RPG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RPG 즉 롤플레잉 게임(Role Playing Game)은 의미 그대로 역할 놀이이다. RPG의 흐름은 이야기의 순서를 따라가는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과 유사하다. 다만, 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성에 따라 유저의 선택이 필요한 분기점이 주어지고, 그 선택에 따라 다른 이야기 전개를 가지는 특징이 있다.
 
90년대 중반 지금은 쌍둥이 아빠로 더 유명한 방송인 이휘재씨가 데뷔 초기에 출연한 인기 프로그램 <TV인생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래! 결심했어!"라는 유행어를 주인공이 말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A, B 선택지가 주어지고,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이야기의 형태가 전형적인 RPG의 이야기 전개이다.
 


movie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결말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 “TV인생극장
출처 : www.youtube.comwatchv=7QSpIW92uqU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RPGTRPG(Table RPG, Talbe talk RPG)라고 불리는 테이블 RPG에서 시작되었다. TRPG는 규칙이 정해진 룰북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는 형태의 보드 게임이다.
 




TRPG, Table RPG, Talbe talk RPG, Dungeons & Dragons
TRPG의 대표작 던전 앤 드래곤의 룰북
출처 던전 앤 드래곤 공식 사이트 http://dnd.wizards.com




TRPG 게임은 게임을 진행하는 게임마스터와 플레이어로 나뉘어 진행하게 된다. 게임마스터가 기본적인 이야기의 진행을 담당하며 NPC(Non Player Character)의 역할을 수행하고, 플레이어는 정해진 규칙에 맞춰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이런 RPG는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자유도에 대한 구분이다.
 
TRPG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 지역은 자유도가 높은 형식으로 게임이 발전하여 왔다. 북미 지역의 개발자는 TRPGPC로 이식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컴퓨터의 기능은 게임마스터의 역할을 컴퓨터가 수행한다는 의미가 강했고, 유저에게 제공하는 경험은 TRPG를 게임마스터 없이 혼자서 화면으로 리얼리티를 느끼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baldurs gate

자유도 높은 북미식 알피지의 대표작 발더스 게이트





반대로 흔히 일본식 RPG(혹은 JRPG라고도 부르는)라고 부르는 스타일은 자유도를 줄이고, 스토리 자체의 매력에 중심을 두었다.
 


dragon quest 2

드래곤볼의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의 작화로도 유명한 JRPG의 대표작 드래곤 퀘스트


 
이런 일본식 RPG는 당시 작은 용량과 낮은 사양, 높은 자유도를 구현하기 어려운 개발 환경 등의 영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작은 용량에서 구현 가능하도록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많은 이미지를 블록으로 제작하였다. 또한 플레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레벨업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밸런스를 잡았다. 턴방식 전투는 전투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으며,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레벨업을 통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이런 방식은 상대적으로 개발 난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었다.
 
이런 개발 전통의 차이는 게임의 전투방식에 따른 분류에서도 나타난다. RPG는 보통 전투방식에 따라 ARPG(Action RPG)SRPG(Simulration RPG 혹은 Strategy RPG)로 나뉜다.
 
북미의 개발 전통은 높은 자유도를 중심으로 발전하다보니 스토리를 중심에 둘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전투가 중심이 되는 상황이 많다. 전투 중심의 플레이는 하드웨어의 발달에 따라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형태로 발전하여 액션 중심의 ARPG로 발전하였다. 이런 게임은 높은 자유도로 인해 많은 전투를 진행하게 되고, 레벨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르는 경향이 생긴다. 따라서 게임의 플레이 난이도 조정을 장비에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ARPG 장르는 아이템 파밍을 높게 요구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diablo 3

액션알피지의 대표자 디아블로3


 
SRPG는 일본식 스토리 중심 플레이 전통에 따라 초기에는 플레이 타임을 늘이는 방법으로 발전한 경향이 강하다. 전투의 시간이 기본적으로 길고, 레벨업에 대한 요구를 강조하였다. 따라서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존재하고, 해당 아이템을 구하기 위한 퀘스트를 진행하는 형태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야기 진행을 위한 아이템은 얻는 것이 필수이니 난이도 조정은 레벨업을 기준으로 밸런스로 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Langrisser 2

일본식 전략 알피지의 대표작 랑그릿사2


 
이런 SRPG는 필연적으로 전투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전략성을 강조하여 시간 제한이 없는 명령의 선택은 마치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이런 전투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하여 유저가 명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NPC의 시간이 흐르도록 한 방식이 ATB시스템(Active Time Battle System)이다.


 
FINAL FANTASY 6

ATB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6


 
다른 형식으로 발전한 전략 알피지의 형식도 있다. 택티스 방식의 필드에서 캐릭터의 위치와 시간의 흐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도록 한 하프 리얼타임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방식이다. 하프 리얼타임이 도입된 대표적인 국내 게임 악튜러스는 당시 국내 대표적인 게임 제작사 손노리와 그라비티의 합작품으로 피터정 감독의 오프닝은 필자에게도 아주 인상깊게 남아있다.
 


Arcturus

하프 리얼타임 시스템이 도입된 오프닝이 인상적인 게임 악튜러스


 
그 외 소재에 따른 구분과 발전도 있었다. TRPG에서 출발한 초기 RPG 게임은 판타지를 소재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후 무협이나 SF, 역사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소재의 RPG가 출시되었다.
 


Sangokushi Eiketsuden

필자의 기말고사 점수를 날려버린 대표적인 역사물 RPG 삼국지 영걸전


 
이런 그래픽을 중심으로 하여 게임 마스터의 역할을 PC에 맡긴 싱글플레이 형태의 발전과 별도로 텍스트 기반으로 발전한 네트워크 기반의 알지피도 있었다. 일명 머드(MUD, Multi-User Dungeon)게임이라고 불리는 텍스트 기반 네트워크 RPG이다. 게임마스터의 역할을 PC에 맡긴 것은 동일하지만,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텍스트 기반으로 타이핑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였다. 국내에는 쥬라기 공원이나 단군의 땅이 대표적인 게임이다.




많은 학생들을 통신비로 눈물짓게 한 대표적인 머드게임 단군의 땅


 
이런 머드 게임은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단조로운 그래픽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은 네트워크 환경이 개선되면서 그래픽 기반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발전하였다. 머드 게임에 그래픽을 입히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 바로 MMO 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이다. 이런 온라인 알피지의 발전은 유저에게 더 많은 자유도와 몰입감을 제공하였고, 다양한 협동 플레이를 통해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였다.
 



국내 최초의 MMO RPG로 평가받고 있는 바람의 나라


 
어린 시절 동네 놀이터에서 만화 주인공이 되어 놀았던 추억을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역할 놀이는 인간의 원초적인 재미에 가깝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창세기전, 악튜러스, 영웅전설, 그녀의 기사단, 랑그릿사, 파이널판타지 등 고전 RPG를 시작으로 리니지, 라그나로크, 디아블로, WOW 등 수많은 RPG를 하면서 살아왔다. 이런 RPG들은 지금도 시간이 되면 다시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어린 시절 감수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도 새로운 RPG는 계속 만들어 질 것이다. 부디 재미있는 RPG가 많이 만들어져서 필자의 남은 절반의 인생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해본다.
 


※ 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는 본인이 현재 <게임뷰>에 2018년 2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초고를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