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12, 2018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최저 임금과 분할 통치(Divide & Rule)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최저 임금과 분할 통치(Divide & Rule)
 



연초부터 최저 임금에 대한 기사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는 힘들어하고 있고, 일자리는 줄고 있으며, 고용 창출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한다. 편의점은 줄줄이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 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기사들을 보면 어의가 없고, 분통이 터져 모니터에 마우스를 던져버리고 싶다. 보통 기업의 임직원 급여는 평균 22일 정도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하루 9시간 근무를 가정하면 1개월 198시간이다. 현재 인상된 최저 시급인 7,530원으로 계산하면 149940원이다. 하루 9시간 주5일로 한 달 열심히 일해서 150만원 월급 받으면 높은 급여라는 말이다. 최저 시급을 말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 중 하나가 편의점이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학생의 1년간 근로시간은 24시간에 365일을 곱해서 8,760시간이다. 올해 인상된 1,060원을 곱하면 1년 동안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급여는 약 930만원이다. 대표적인 편의점인 GS25시를 기준으로 전국에 약 11,000개 매장이 있다. 계산하면 전국 GS25시 편의점에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급여는 약 1천억 정도 된다. 2016년 결산 기준으로 GS25시 본사의 매출은 74천억, 순이익은 27백억이다.
 
도대체 왜 힘든 아르바이트 학생과 같이 힘든 편의점 점주의 대립을 조장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지 짜증이 나서 미칠 것 같다. 어차피 고용의 90%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만들고 있는데 고용도 안하는 대기업은 몇 천억을 남겨서 은행에 저축하고 있다. 월급 130만원 받다가 150만원 받는 근로자 때문에 중소기업은 망해가고 있다고 기사가 쏟아지는데, 저임금으로 만든 부품을 납품받는 삼성전자는 매출이 200조가 넘고, 영업이익은 30조가 넘는다. 고용 창출을 위해 대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언론들이 말할 때 고용의 90%가 중소기업이라는 기사는 보지 못했다.
 
분할통치 전략이라는 말이 있다. 약자들이 뭉쳐서 강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약자끼리 대립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지금의 최저 임금에 대한 저임금 근로자와 중소기업 사이의 갈등 조장은 전형적인 분할통치 전략의 모습이다. 이런 방식의 정치 공세로 빈부 격차를 정당화하고, 책임을 약자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비겁하고 비열하다.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다. 상위권 몇몇 퍼블리셔는 몇 조의 매출과 몇 천억의 순이익을 내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퍼블리셔가 중소 제작사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자사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전횡하는 것은 결국 산업의 기반을 흔들리게 할 것이다. 게다가 책임을 중소제작사로 돌리는 모습은 비겁하고 비열하다. 우리나라 경제도, 우리나라 게임 산업도 서로 공생하며 조화롭게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의 Game愛歌)는 본인이 현재 <경향 게임스>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